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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생스러웠던 장산 약수암 포인트 가는 길.. (2010.01.2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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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생스러웠던 장산 약수암 포인트 가는 길.. (2010.01.26)

Moongs™ 2010. 1. 27. 00:43

약간 쌀쌀하긴 했지만 화창한 날씨가 출사의 욕구를 강하게 불러일으켰다..ㅋ

그래서 양대감과 오늘은 벼르고 벼르던 장산 약수암 포인트 출사를 가기로 하고..

오후 세시에 2호선 시립미술관역 6번 출구 앞에서 만났다..

초행길이고 산길이 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해가 지기 전의 주경만 담고 오기로 했다..




차를 이용하든, 걷든, 우동에서 해운대 신시가지로 들어가는 고가도로 아래를 통과해야 한다..

고가도로 위로 올라가버리면 낭패..ㅋ




계속 걷는다..

왼쪽, 오른쪽 어느 쪽으로 가도 곧 합류하게 되니 상관없다..ㅋ




걷는 도중에 보이는 바위 봉우리..

어딘지 전혀 몰랐지만 "저기가 약수암 포인트인가?"라는 대화를 나누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담았는데..

사진을 다 찍고 내려와서 보니 저기가 맞다..ㅋ 




너저분하게 붙어있는 고가도로 아래의 이정표를 보면서 가면 된다..

차 소리가 시끄럽고 공기가 안 좋은 고가도로 아래를 걸으니 좀 불쾌했다..;;




고가도로에서 이정표대로 왼쪽으로 빠지면 이런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도 이정표대로 왼쪽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된다..

오른쪽으로 가면 입대와 함께 유격훈련을 받을 수도 있다..ㅋ




포장은 되어 있지만 꽤나 가파른 업힐이다..

도중에 왼쪽을 가리키는 정상, 중봉행 숲길이 있는데..

올라갈 때 상당히 갈등을 하다가.. 오른쪽으로 계속 나 있는 업힐로 올라갔다..

집에 와서 알아보니 왼쪽 길을 선택하면 나중에 합류하긴 하지만 초반부터 꽤나 고된 숲길 산행을 하게 된단다..ㅋ




드디어 약수암에 도착..

불교 관련 암자인 줄 알았는데 굿당이었다..ㅋ;;

여기까지는 자동차로 올 수 있는 모양이다..

이제부터 산행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약수암을 지나 올라가다가 저 가마솥과 동굴(?)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당신은 되돌아가야만 한다..ㅋ;;

여기가 아니다.. 

아래쪽 약수암에서 계속 왼쪽으로 가서 화장실 있는 곳을 지나야만 한다..고 뒤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그 쪽을 통과하면 길이 다소 험하긴 하지만 안전로프가 갖춰진 정규(?)등산로를 만날 수 있고..

10~15분 정도 올라가면 포인트에 닿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럼 우리는 어디로 갔기에?;;




빨간 색으로 표시한 곳이 (나중에 알게 된) 제대로 된 경로인데..

약수암 건물에서 왼쪽으로 쭉 가다가 위쪽으로 안전로프 등 편의시설(?)을 활용해서 올라가는 코스다..

그런데 우리는..

왼쪽으로 가지 않고 오른쪽 윗길, 그러니까 약수암 뒤로 올라갔다..

가마솥 풍경을 보면서..;;

나중에 사진을 다 찍고 내려올 때는 더 했다..;;

파란 경로로는 사람이 절대 내려갈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생겨서..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길을 나서게 되어 지도에 표시한 연두색의 이상한 경로로 내려왔다..

올라갈 때 만큼 막장구간은 아니었고 등산로가 나름대로 확보되어 있는 경로였지만..

군데군데 묘지도 많고 혼자 내려가려면 꽤나 무서운 코스였다..;;

어쨌든 우리는 산에서 내려와서까지도 제대로 된 등산로를 찾아내지 못했다..ㅋ;;





결국 이런 고생을 하게 됐다..

길도 아닌 길을 미끄러져가며, 나뭇가지에 찔려가며 길을 만들면서 올라오게 됐다..

양대감이 풀숲을 헤치며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안전로프는 고사하고, 잡고 의지해야 할 나뭇가지도 뚝뚝 부러지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ㅠ.ㅠ

저 광경도 내가 길이 있는 곳으로 거의 다 올라와서 나름 숨을 돌릴 틈이 생겼을때 찍을 수 있었던 것으로..

얼핏 보면 길인것 같지만..

한 발 내딛어 밟을 때마다 바닥에 깔린 돌들이 저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

그러니까.. 길이 아니었다.. ㅠ.ㅠ




어찌됐든 길(?)은 있었다..

엄청난 고생 끝에 올라온 약수암 포인트의 풍경은 더없이 좋았다..

얼마 전에 갔던 황령산 등반 때보다 안개도 적어 시계가 좋아 가슴이 확 뚫리는 기분이었다..ㅋ

다만 해가 중천에 떠 있어 역광이라는 문제가..;;

다시 이 곳에 올라와서 주경을 담을 기회가 있을까 싶어 마구마구 찍어낸 S라인 사진들 중 선별된 것..ㅋ

의도와는 상관없이 렌즈플레어(?)가 들어갔다..ㅋ;;




남쪽으로 서서 왼쪽부터 바라본다..

해운대 신시가지의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서 있고.. 달맞이 고개가 살짝 보이고 그 너머로 수평선..

해운대 AID 주공아파트가 철거되어 가운데 언덕이 텅 비어있다..




마린시티의 마천루 풍경..

앞쪽에 보이는 경동아파트, 대우마리나아파트 등 예전에 고층이었던 아파트들은 이제 난쟁이로 보인다..

내가 태어나던 시절만 하더라도 전부 바다였던 곳이 저렇게 변했다..




고물 똑딱이, 역광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ㅋ;;




센텀시티의 높은 건물들 뒤로 금련산과 배산이 보이고..

저 멀리 백양산까지 보인다..




멀리 바라보며 사색(?)중인 컨셉..ㅋ




프로 포토그래퍼 컨셉..ㅋ




옆을 바라보니 다른 바위 포인트가 보여서 길을 따라 그 쪽으로 향했다..

차가 다닐 수 없는 등산로 중 처음으로 밟은 정상적인(!) 등산로..ㅋ;;




뒤로는 장산 정상과 바로 아래의 너들마당의 모습이 보인다..

저기도 좋은 포인트라던데..

여기보다 조금 위험해 보인다..;;




와서보니 아까 그 곳에서 조금 떨어진 이쪽 바위가 제대로 된 포인트였다..ㅋ

인터넷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S라인 장산 약수암 포인트..

고물 똑딱이의 한계, 대낮의 한계, 역광의 한계, 내공의 한계로 나는 이런 것들밖에 남기지 못했지만..

국민포인트임은 확실하다..

정말 경치가 좋다..ㅋ




그렇게 사진을 찍어대고 나서..

어두워지면 큰일나겠다 싶어 황급히 하산을 시작했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또 알려지지 않은 이상한 길을 따라..;;

묘지와 풀숲을 헤치고 간신히 빠져나오니 약수암 올라가는 길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용수사 입구..;;

뭐.. 어쨌든 하산에 성공했다..ㅋ





고가도로 아래길을 빠져나와 굴다리 밑을 지나가는데 위로 굉음이 들려왔다..

후다닥 뛰어가니 해운대역으로 향하는 동해남부선 새마을호의 꼬리를 잡을 수 있었다..ㅋ



별 대단한 곳도 아닌 곳을 이리저리 둘러간 탓에 꽤나 힘들고 피곤한 여행이었다..

'길 찾기'와 '등산로 찾기'는 많이 달랐다..;;

'길덕'이라는 자만심에 자세한 정보를 알고 움직이지 않았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ㅋ;;

그래도.. 고생은 했지만 그에 대한 보답으로 멋진 산 아래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좋았던 출사였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