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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길 문탠로드, 삼포해안길을 따라 청사포까지.. (2010.02.06) 본문

여행과 풍경/대한민국

달맞이길 문탠로드, 삼포해안길을 따라 청사포까지.. (2010.02.06)

Moongs™ 2010. 2. 7. 20:47


화창한 주말, 날씨가 조금 춥기는 했지만 출사의 본능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안그래도 요즘 풍경사진 포스팅 꺼리가 다 떨어져서 쌓아놓은 버스 포스팅만 해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ㅋ

맑은 날의 바다 풍경을 보기 위해 카메라를 챙겨들고 달맞이길로 향했다..





고개를 중반쯤 오르다보면 사진 찍기 좋은 유명한 장소가 등장한다..

해운대 백사장과 동백섬, 그 뒤로 자리한 초고층 건물들과 광안대교의 풍경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문탠로드의 시작..




생소하게 들리는 단어, '문탠'이 무엇인가?

햇빛을 쬐는 게 '선탠'이고, 달빛을 쬐는 게 '문탠'이란다..;;

즉, '문탠로드'는 달빛을 받으며 걷는 산책로다..

총 2.2km 구간으로 구간마다 길의 이름이 다른데, 달빛 가온길~달빛 바투길은 아래쪽 숲길이고, 달빛 함께길~달빛 만남길은 기존의 달맞이길이다..




숲길 입구인 달빛 나들목을 통해 진입..ㅋ




장승이 가장 먼저 반겨준다..ㅋ




숲길로 진입하자마자 삼포해안길 안내도가 나온다..

삼포는 해운대해수욕장 옆의 미포와 가운데의 청사포, 송정해수욕장 옆 구덕포를 통칭하는데..

삼포해안길은 이를 연결하는 산책길로, 작년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작년에 내가 일했던 문현3동에서도 희망근로사업으로 등산로를 정비했고, 회동수원지 산책로도 희망근로사업으로 정비했다고 들었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업이지만, 그래도 산책로 정비사업이 그나마 괜찮았던 기획이 아니었나 싶다..




삼포해안길의 종점인 구덕포까지는 4.8km 거리다..

이때만 해도 저기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청사포의 푸른 바다 풍경이 너무 좋아서 오래 머무르는 바람에, 구덕포는 다음 기회에..ㅋ;;




땅에 박힌 조명은 위쪽이 달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초승달부터 보름달을 거쳐 그믐달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놓여져 있다..

초승달 모양이 예뻤는데 흙얼룩이 너무 많았다..;;




불 꺼질 때까지 들어가 있지 말라는 뜻인가..ㅋ

문탠로드 조명 켜지는 시간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숨은 참뜻은 '문탠로드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시간'이 아닐까..ㅋ




걷다보면 군데군데 해운대와 달맞이길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을 소개하는 표지판들이 서 있다..




아스팔트만 걷다가 이렇게 흙길을 걸으니 건강해지는 기분도 들어 좋다..

우거진 솔숲 사이로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큰 숨 쉬어 보세요. 달빛 내음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솔숲 아래 동해남부선 철길이 보인다..




해운대에서 화창한 날 보인다는 대마도의 모습은 신기루일 가능성이 높다는데..ㅋ




푸른 바다와 바위에 부딪히는 잔잔한 파도, 홀로 무슨 사연이 있어 보이는 소나무..ㅋ




물 속 저 까만 것들은 뭐지? 해초의 종류인가?




너무 푸른 바다와 수평선..




'귀 기울여 보세요. 달빛 파도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것도 조명인가? 켜지면 되게 예쁘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지나갔는데..

해가 지고 돌아왔을때 이걸 못본 걸로 보아 안 켜졌나 보다..ㅋ;;





희망근로 참여자 분들이 발로 밟아 다져진 땅과 돌을 밟고 지나며, 열심히 나른 목재로 만든 다리를 건너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건강을 얻는 기분이 든다..




동해남부선 철길이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다..




부전~포항 간 동해남부선은 현재 복선전철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해운대~송정 구간은 저 멀리 해운대 신시가지 뒤쪽으로 이설된다..

길지 않은 구간이지만 이곳을 지날 때의 바다 풍경이 정말 멋졌는데 참 아쉽다..

기존 선로를 없애고 자전거 도로를 조성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나도 자전거 애호가지만 제발 그딴 소리는 집어치웠으면 좋겠다..;;

선로를 재활용하여 레일바이크 코스를 조성하거나.. 느리게 해운대~송정 구간만 순회하는 관광열차코스로 개발하는 건 어떨까?  




나는 사자자리..ㅋ




갈림길이 나온다..

미포는 내가 걸어왔던 방향이고, 삼포해안길인 구덕포로 진행하려면 방향따라 쭉 가면 된다..

그리고 위로 올라가는 길이 하나 있는데, 그 길은 달맞이 어울마당으로 향하는 문탠로드다..

즉, 지금까지는 문탠로드와 삼포해안길이 같이 왔는데, 여기서부터 나눠지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길이 다소 비공식적으로(?) 밑으로 나 있는데, 그 길은 청사포 철길로 내려가는 길이다..

나는 그쪽으로..ㅋ




철길이다..

상당히 위험한 곳이지만 누구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다..ㅋ;;

빛내림과 렌즈플레어가 심하게 들어간 오묘한 풍경..ㅋ;;




기차가 갑자기 다가오면 어쩌나 싶어 얼른 찍고 빠졌다..

선로가 약간 굽어있는 듯?ㅋ




철도 너머 등대가 보이는 바다 풍경..




달리는 무궁화호를 발견하고 급히 셔터를 누르다보니 수평선의 수평이 맞지 않다..;;




한적한 청사포마을의 풍경..




늙은 고양이가 도망도 가지 않고 꼬리를 늘어뜨린 채 나를 바라본다..ㅋ





안내원이 없는 청사포 입구의 철길건널목..



드디어 청사포에 도착!




색만 다르고 같은 모양을 한 마주본 두 등대..

감천항, 남항, 민락, 송정에 있는 등대들도 이런 형태로 서 있는데..

나는 잘 모르는 등대에 관한 룰이 있는가 보다..ㅋ




흰 등대가 있는 방파제에서 본 빨간 등대..




흰 등대는 깨끗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가까이에 가보면 낙서가 많다..ㅋ




등대 너머 봉우리 꼭대기에 해마루의 모습이 작게나마 보인다..





바다..




방파제에 나와 빨간 등대가 있는 동쪽으로 걸어갔다..

정박중인 어선들..




자갈로 된 해안..

방파제 쪽에 비해 한산하다..




바윗돌이 모여 있어 파도가 들어오다가도 금세 잠들어버리는 신기한 해안이었다..

해조류가 자라기에 좋은 요건이 아닐까 싶다..ㅋ




이제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듯..




반대편의 방파제로 가서 빨간 등대에도 다가가 보고..




건너편의 흰 등대도 찍는다..ㅋ




멀리 달맞이 고개의 빌라들이 보인다..

아무것도 개발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법한 곳인데, 그나마 아직까지는 고층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게 불행 중 다행이다..;;





넘어가기 시작한 해는 급격히 기울어간다..;;

문탠로드의 밤풍경을 잡기 위해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청사포를 빠져나와 숲길을 통해 윗길로 올라가니 문탠로드 숲길의 종착지가 등장했다..

다시 숲길로 가서 갔던 길을 찾아가면 된다..




아래쪽에 작은 무대가 꾸며진 이곳은 어울마당이다..




정확히 18시 4분, 조명이 일제히 들어왔다..ㅋ




조명이 아래쪽으로만 되어있어 다소 어둡긴 하지만 은은한 느낌을 주는 조명이라 마음이 편안하다..




밖은 아직 환한데 내 똑딱이는 벌써부터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ㅠ.ㅠ 




숲길을 걷다보니 하늘에 붉은 빛이 강하게 돌았다..

저녁노을이 환상적인 날, 놓칠 수 없어서 발걸음을 서둘러 옮기니 아까 홀로 서 있는 소나무 근처 절벽이 나타났다..

조명도 없고 꽤 위험해 보였지만 허겁지겁 바위에 엎드려 고릴라포드를 설치하고..

환상적인 야경에 감탄하며 셔터를 눌렀다..

그런데 집에 와서 뽑아보니 이게 뭐지.. ㅠ.ㅠ

저 노이즈는 똑딱이의 작은 LCD 화면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아 더 속상하다..ㅠ.ㅠ

그래도 내 눈으로 너무 멋진 노을 풍경을 보았기에 만족한다..ㅋ




산책로를 빠져 나왔는데 야간조명이 비치는 해월정 생각이 나서 또 달맞이길로 올라가서 잡고..ㅋ 




해월정에서 달맞이길의 가로등 풍경도 잡는다..ㅋ





마지막으로, 고개 중턱 포인트에서 야경을 잡겠다고 한 두어 장 찍는 순간,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이게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이 되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멋진 광경을 바라보며 기분이 참 상쾌했던 하루였다..

최근들어 사진의 품질에 집착하고 아쉬워하는 내 모습이 보이는데..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지금 막 든다..

나는 최고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전문 포토그래퍼가 아니며, 그럴만한 장비도 내공도 없음을 알고, 이곳저곳 쏘다니는 '길덕'임을 명심하며..ㅋ

포스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