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gsland™

당일치기 기차여행,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 (2013.07.11) 본문

여행과 풍경/대한민국

당일치기 기차여행,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 (2013.07.11)

Moongs™ 2013. 12. 30. 01:27



이게 얼마만의 포스팅인가..;;


너무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블로그 관리를 또 소홀히 했다..


지금도 일요일 늦은 밤, 내일도 출근을 해야하고 정신 없겠지만 갑자기 글을 하나 남기고 싶어져서 급 포스팅..ㅋ


지난 여름 평일, 울적해진 마음 달래려 하루 휴가를 내고 훌쩍 떠났던 당일치기 기차여행이다..


출장 다니다가 KTX 매거진에서 본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타보고 싶어서 아침부터 서둘러 나왔다..





오랜만에 차는 집에서 쉬도록 내버려 두고 버스를..ㅋ


시골이라 보통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이 동네 버스..;;


날씨가 무척 더웠지만 정류장은 그나마 그늘이다..





좌천역에 가기 위해 188번을 탔다..


이 버스는 정관신도시에서 출발, 임랑해수욕장, 일광해수욕장, 기장군청 등을 거쳐 반송까지 가는..


전형적인 농어촌 버스..ㅋ





동해남부선의 작은 역, 좌천역이다..


새마을호는 정차하지 않고 일부 무궁화호만 정차하는 작은 역이지만 1934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역사깊은 역이다..






작고 아담한 대합실은 작은 사진 액자와 화분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V-Train, O-Train 안내 포스터도 붙어있고..





역사를 지나 승강장 쪽으로 왔다..


동해남부선은 아직 복선화가 진행되지 않아 단선이다..





동해남부선은 부산진역에서 포항역까지를 잇는 철도 노선.. (단, 부산진역은 여객 취급이 없어 여객열차는 부전역이 출발점)





승강장에 마련된 승객 대기실은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어 독특했다..ㅋ





날씨가 화창해서 사진이 잘 나온다..





드디어 열차가 역내로 진입한다..ㅋ





부전발 강릉행 무궁화호..


이 열차는 부전역에서 출발, 동해남부선을 타고 동래, 해운대, 기장, 울산, 경주를 거쳐..


중앙선으로 분기한 다음 영천, 의성, 안동, 영주를 거치고..


다시 영동선으로 갈아타서 봉화, 태백, 동해, 정동진 등을 거쳐 강릉역까지 도달하는 열차다..


나는 이 열차로 네 시간 가까이 걸리는 영주까지 간다..;;





자다가, 깼다가, 책 읽다가..


기차를 타고 네 시간을 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KTX 없을 땐 서울-부산 왔다갔다 하는 거 진짜 고역이었을 듯..;;


암튼 깨어보니 안동댐이 보이는 것이 영주까지 얼마 안 남았다..ㅋ





드디어 영주역에 도착..ㅋ


중앙선과 영동선, 경북선이 교차하는 철도교통의 중심지였지만..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 위주의 도시화 진행으로 외면당해버린 도시 영주..


그래서 그런지 도시 규모에 비해 역 규모는 꽤 크다..





배도 고프고 점심을 먹기 위해 검색을 시도했으나 영주 시내 맛집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다..;;


그 와중에 찾은 곳은 중앙분식이라는 쫄면집!


이름은 분식집이지만 쫄면만 취급하는 쫄면 전문 식당이다..





점심 때가 좀 지난 시간이라 사람은 별로 없었다..





드디어 쫄면 등장!!


배가 고파서 곱배기를 시켜서 그런지 양이 정말 많았다..


양배추 등 토핑을 아끼지 않은 쫄면은 비비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ㅋ





이 집만의 독특한 단무지..


사이다 맛 비슷하게 독특한 맛이 나고 씹는 느낌도 기존 단무지와 다른데 굉장히 맛있다..ㅋ





열심히 비벼서 맛나게 먹었다..


약간 굵으면서도 쫄깃한 면발에 양념이 맛있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맛집 인정..ㅋ





쫄면을 먹고 시내를 걸어본다..


평일 대낮이라 거리는 조용하네..





너무 더워 라임모히또 하나 손에 들고..ㅋ





영주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화물열차도 보이고, 역시 선로가 굉장히 넓게 깔려있는 철도 교통의 중심지..





V-Train,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영주역이 아닌 봉화군의 작은 역인 분천역이 출발역으로,


영주역에서 분천역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다른 열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때마침 중부내륙 순환열차, O-Train을 탈 수 있었다..


(영주역에서 출발하는 V-Train도 있긴 하다.. 첫차와 막차에 한해서..)


O-Train은 서울역 또는 수원역에서 출발, 제천역 도착 후 영월, 태백, 봉화, 영주, 단양 등 영동선, 중앙선, 태백선을 두루 순환한다..


개인적으로 O-Train 여행도 정말 괜찮을 것 같은데.. 하루만에 가능한 게 아니라서..;;


4량으로 편성된 이 열차는 우리나라 사계절의 의미하는 색채로 디자인되어 있으며, 다람쥐 열차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객차 내부는 알록달록하니 화려한 색채로 꾸며져 있다..





이 쪽의 좌석은 360도 회전 가능하며, 창가에 테이블이 있어 편리하다..





코스와 어울리는 시 한 편.. '봉평에서 국수를 먹다'..ㅋ





간단하게 요기를 하면서 창밖의 풍경을 즐겨본다..


아이폰 충전도 좀 하고..ㅋ





한 시간을 달려 분천역에 도착하니 건너편에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이 기다리고 있다..


저 멋진 자태..ㅋ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은 영동선 분천역에서 철암역까지 중부 내륙의 협곡 구간을 운행하는 관광열차.. (V는 협곡을 의미함)


새마을호 특실 등급으로 운영하며, 요금은 균일가 8,400원.. (영주에서 시종착하는 첫차, 막차는 11,300원)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짧게 분천역을 둘러 본다..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하여 분천역과 스위스 체르마트역의 자매결연식이 있었단다..





관광열차가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의 대부분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칠 작은 역이었을 것 같다..





스위스풍 커튼..ㅋ





작고 소박하지만 분위기있다..ㅋ





여기도 스위스풍 외벽..


스위스.. 언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나라 ㅠ.ㅠ





이제 V-Train 여행을 떠날 시간..ㅋ


V-Train 전용 기관차는 백호 무늬로 꾸며져 아기백호 열차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핫핑크(?) 비슷한, 아니면 좀 더 진해 보이는 색상의 객차..


3량으로 편성되어 있는데 각 객차마다 내부 디자인이나 좌석 배치가 조금씩 다르다..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은 친환경 열차이기 때문에 객실 내에서 전력 공급을 받을 수 없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설치되어 있고, 히터 대신 난로가 설치되어 있다..


선풍기를 돌리거나 까페 운영에 쓰이는 전기는 지붕에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 및 기관차에서 공급받는다고 한다..


또한, 화장실이 없으니 주의가 필요하다..ㅋ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도록 창문을 열 수 있는 구조..


사람들 사진 찍기 바쁘다..ㅋ





발전차가 없기 때문에 제일 뒷 객차에서는 후방을 볼 수도 있다..





열차는 시속 30km 속도로 천천히 달린다..


낙동강 상류의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창틀과 유리창 없이, 떨림 없이 멋진 풍경을 담아낼 수 있고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백두대간 협곡열차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ㅋ





분천역을 출발하여 유유히 달리던 열차는 양원역에서 정차한다..


이 자그마한 역사(?)는 뭐지? ㅋ


5분 정차할 동안 잠시 내려 둘러본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역, 양원역..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역이지만 나름의 사연을 지니고 있었다..


이 곳 마을 주민들의 유일한 운송수단인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 멀리 승부역까지 가야했는데..


주민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열차가 정차하게 되면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승강장과 대합실을 만들고 이정표를 세웠다고 한다..


이게 바로 민자역사..ㅋ





대합실에 비치된 아주 오래된 TV..


어린 시절 비슷한 TV가 집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ㅋ





더운 여름, 당장 뛰어들고 싶었던 맑고 깨끗한 풍경..ㅋ





양원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승부역에 도착..





봉화군의 한 오지마을 근처에 자리잡은 승부역에는 한 시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꼭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다리 하나를 잃은 강아지가 역을 지키고 있다..





승부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마지막 역인 철암역으로 향한다..


터널을 지날 때, 1호차 객실의 천장은 야광으로 별이 빛난다..





관광열차답게 운행하는 동안 가이드의 안내방송이 나와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저기 하얗게 서 있는 나무는 말로만 듣던 자작나무라고..ㅋ





개인적으로 이 샷 마음에 든다만..


창 밖으로 손을 내어 사진을 찍는 행위는 삼가하시기 바람..ㅋ;;





V-Train의 종착역, 철암역에 도착..


강원도 태백시에 자리잡은 역이다..





관광열차의 바로 옆 선로에는 화물열차가, 저 멀리 산을 바라보면 무연탄광이 보인다..





철암역 역사는 생각보다 큰 규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곳은 광업이 번성했던 곳이었단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문을 닫아버린 시내..





뭔가 느낌이 묘하다..





산업구조의 변화는 번성하던 마을을 싹 비워버렸다.. 





아파트가 있고, 가게도 있고, 차들도 가끔 지나다니지만 인적은 드물고 조용하다..





이 곳 철암동에서는 폐광촌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광산역사 체험촌 조성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관광지로 개발되어 새로운 전기를 맞았으면 좋겠다..





광산으로 흥했다가 광산으로 쇠락한 도시, 다시 광산으로 흥하라..ㅋ





철암역을 둘러본 후 돌아가기 위해 영주역까지 가는 V-Train 막차에 몸을 실었다..


영주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떨어지고..


출발할 때와 역순으로 갈 수 있는 무궁화호 차편이 이미 끊긴 상태였기 때문에..


동대구행 무궁화호로 갈아탔다..





아침부터 종일 중소도시만 돌아다니다 대도시에 도착하니 뭔가 기분이..ㅋ


동대구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시간은 23시를 지나 있었다..


꽤나 피곤했기 때문에 다음 날 출근 걱정이 막 들었던 기억이 난다..


부산역에 도착하면 집까지도 멀고 하니.. ㅠ.ㅠ





부산으로 가는 KTX를 끝으로 기차여행을 마친다..


하루의 대부분을 기차 안에서 보고 듣고 느낀.. 나름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울적했던 마음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고..ㅋ




의도치 않게 한참 철도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때 기차여행 포스팅을 했네..ㅋ;;


좋았던 기차여행의 추억이 민영화로 얼룩지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한다..


포스팅 끝..ㅋ